2020 롯데 리뷰 #2 - 야수
[목차]
0. 간단평
1. 장땅병
2. 삼진 볼넷
3. 수비
간단평
득점 6위 (750)
타율 5위 (.276)
OPS 6위 (0.762)
wRC+ 6위 (99.5)
홈런 5위 (131)
도루 5위 (90)
손아섭이 부활했다. (352 .415 .493 wRC+ 140.) 지난해 공인구 교체에 얻어맞고 10년 연속 3할 타율에 실패했었는데, 다시 OPS 9까지 되찾았다. 주목할 점은 커리어하이를 찍은 세부 기록이 여럿 있다는 것. 볼/삼, 삼진율, 컨택율, 2스트 후 커트, 그리고 의외로 뜬공/땅볼 비율까지. 즉, 손아섭은 홈런이 줄어서 오해하기 쉽지만 예전 똑딱질로 되돌아간게 아니다. 볼은 고르고 정확성은 더 높이면서 타구 각도도 높인 '발전'이다.
정훈의 깜짝 활약(.295 .382 .427 wRC+ 115)이 없었다면 어쩔뻔 했을까. 전력 외로 꼽혔던 선수가 1번 테이블 세터에 중견수 대체까지 해줬다. 다만 팀이 순위 싸움을 한 9월 이후에 부진(OPS 0.697)한건 아쉽다. 첫 풀타임을 치른 탑망주 한동희(.278 .361 .436 wRC+ 108, 17홈런)도 리그 평균을 넘어서며 안착했다. 7월(OPS 1.011)과 10월(0.997)에 집중된 널뛰기 활약을 꾸준히 해주는게 과제다.
딕슨 마차도(.280 .356 .422 wRC+ 102, 12홈런)는 성민규 단장이 시즌 전 밝힌 기대치를 살짝 상회했다. 무엇보다 역대급 수비력으로 타격 이상의 공헌을 했다. 김준태(.225 .344 .327 wRC+ 81)는 롯데 팬들에게 2할 치는 포수의 소중함을 깨우쳐 주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팀 내에서 볼넷%가 가장 높은 타자다. 오윤석(.298 .388 .423 wRC+ 116)에게서는 정훈 2.0이 보인다. 꼭 칭찬만은 아니다. 건강한 이병규(.274 .381 .463 wRC+ 123)는 보급형 최형우인데 건강할거 같지가 않다.
결국 이대호의 엔딩씬이 시작된걸까. (.292 .354 .452 wRC+ 105, 만 38세.) 다만 이승엽은 39세에 반등에 성공한 바 있다. 그래도 '조선의 4번타자'가 4번에서 물러나는건 생각해볼 때. 전준우(.279 .347 .482 wRC+ 113, 26홈런)도 다소 하락이 있었는데, 유일하게 홈런 생산력을 유지해 준 것에 가산점을 준다.
민병헌(.233 .291 .291 wRC+ 50) 안치홍(.296 .351 .413 wRC+ 99)은 샘슨과 함께 롯데 5강 실패의 원인이 되었다.
1. 장땅병 (장타, 땅볼, 병살 + 주루)
장타
장타율 5위(.408) 장타 6위(389개)로 중위권. 그런데 문제는 롯데가 주루가 안된다는거다.
땅볼아웃에 1루주자→2루 진루 8위 (25.5%)
땅볼아웃에 3루주자→홈 득점 9위 (45.8%)
뜬공아웃에 3루주자→홈 득점 10위 (71.6%)
안타에 1루주자→3루 진루 9위 (24.3%)
안타에 1루주자→홈 득점 8위 (35.6%)
이는 타석당 잔루 1위(0.434)와도 무관해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장타 중에서도 (아예 걸어들어오는) 홈런이 필요해지는데
▲ 전체 타점 중 홈런 타점의 비중
1 SK 24.0%
2 NC 22.1%
3 KT 21.3%
4 삼성 19.6%
5. LG 19.6%
6 기아 18.8%
7 롯데 18.4% (131/711)
8 키움 17.8%
9 두산 16.1%
10 한화 15.1%
/ 리그평균 19.4
▲ 전체 안타 중 홈런의 비중
롯데 7위 (9.59%, 131/1366)
홈런 파크팩터(잠실 73 고척 80 사직 105)를 감안하면, 사실상 바닥.
팀 홈런 5위에 속지마라. 시즌 내내 8~9위 전전하다 마지막 10경기 18개를 몰아치는 스찌질로 세탁한거다. (특히 마지막경기 5개 치며 한번에 8위→5위)
병살
한편, 20롯데는 크보 역사상 단일시즌 최다 병살 신기록(148개)의 기염을 토했다. 혹시 병살 가능한 주자 상황이 너무 많았던걸까? NO. 병살 확률(12.0%)도 스탯티즈가 세부기록 제공하는 14년 이후 최고. 하지만 새삼스러울거 없다. 지난 2016~19 4년 통합도 1위였으니까. 올해 좀 더 열심히 친거뿐이다. 주요 선수: 전준우 이대호 21개(2위) 마차도 20개(4위) 한동희 15개(11위).
이 적은 홈런과 많은 병살에는 공통분모가 바로 땅볼이다.
땅볼
뜬공/땅볼 비율 9위 (0.93)
1루 베이스와 먼 우타자(+똥차)가 많은데, 땅볼도 많으니, 병살의 발생 조건을 찰지게 갖춘 팀이다. (여기에 타구 속도까지 빠르면 제대로인데 크보는 공개 X. 다만 가끔 나오는 자료들을 보면 상위권 추측)
좌측 방향 타구의 비중이 2위(43.5%)였다. 우타자들이 잡아당겨 땅으로 굴리면서 5-4-3, 6-4-3 맛집으로 등극한게 아닐까. (전준우 당긴타구 48.0% 뜬/땅 0.86, 이대호 50.0 1.05, 마차도 54.0 1.01, 한동희 48.1 0.71.) (당긴타구 리그평균 45.9%)
당겨치기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히팅포인트 전진으로 강한타구를 양산하는게 메이저리그 트렌드다.
문제는 공을 못 띄웠다는거다.
딴팀에도 당겨치는 +발 느린 우타자는 많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공을 띄웠다. (최정 당긴타구 60.5% 뜬/땅 2.05, 이원석 54.2 1.45, 양의지 53.4 1.68 나지완 52.8 1.60 로맥 50.1 1.65)
2. 삼진 볼넷
지난 글에서 투수 파트가 드라마틱한 볼넷 감소로 볼넷/삼진 1위에 올랐단 얘길 했었다.
그렇다면 타선은 어땠을까?
▲ 팀 타석당 볼넷, 삼진
2016 2위(10.3%), 10위(18.3%, 작은순)
2017 5위(8.1), 6위(18.0)
2018 5위(8.2), 9위(20.1)
2019 10위(7.8), 9위(19.8)
2020 2위(10.0), 2위(15.4)
볼넷/삼진 비율
5위 - 4위 - 7위 - 10위 - 2위(0.65)
1년만에 투타 모두 plate discipline이 뚜렷이 좋아졌다. 대단하다. 물론 야수의 볼넷과 삼진은 투수의 그것만큼 중요성을 갖지는 않지만. 결국 현 롯데 타자들의 문제점은 문자 그대로 '타구', 공을 쳤을 때의 결과물이 문제다. 야구는 점수로 승패를 가리는 스포츠지, 삼진볼넷 갯수로 가리지 않는다.
3. 수비
DER
2018 67.0% 7위
2019 67.0% 10위
2020 68.9% 6위
전보다 나아졌긴 한데, 뒤로 갈수록 나빠졌다.
5~8월 69.5% 3위
9~10월 67.8% 9위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게 마차도의 타격 성적 업다운과 얼추 맞다.
5~8월 .308 .370 .468 0.838
9~10월 .224 .330 .329 0.659
롯데의 팀 수비력은 <유격수 마차도>의 폼에 많이 좌지우지되는 것일 수도 있다.
차도는 올시즌 내야수 최다 수비이닝을 달렸다. 1180이닝으로 지난 5년간 유격수 중 3위. 참고로, 1위 김하성 2위 오지환 모두 그해 타격 성적이 안좋았다. 김하성이 3루 분담을 시작하며 타격이 터진 것도 사실. 다만 마차도도 엄연히 고액 연봉자(올해 6.8억, 내년 인상 예정)이기에 혹사만 탓할게 아니라 본인의 체력 보완과 레이스 노하우도 요구된다.